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서울 및 6대 광역시 943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 전망치가 ‘101’로 집계돼 기준치(100)를 간신히 넘겼다.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거듭하는 모양새다.
대한상의는 “세부지수를 살펴보면 고객수(105), 객단가(101) 전망은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순이익(98)은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며 “소비심리 위축, 수익성 하락, 상품가격 상승의 삼중고로 소매유통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는 소매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태별 전망치를 보면 홈쇼핑(115), 인터넷쇼핑몰(108)과 같은 무점포 업태가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됐고, 편의점(105)과 대형마트(103)는 기준치를 소폭 상회, 백화점(96)과 슈퍼마켓(91)은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115)은 겨울철 아웃도어용품, 에너지 절약형 난방용품 같은 시즌상품 매출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시청률이 높아지는 시즌이라는 점도 낙관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108)은 소비자의 알뜰소비 성향과 저가공략을 펴는 소셜커머스의 성장이 호재로 작용했다.
백화점(96)의 경우 설 특수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주가 하락,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되면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슈퍼마켓(91) 역시 소량구매, 근거리 쇼핑 트렌드 강화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 신규출점 감소와 뚜렷한 성장 모멘텀 부재로 전망치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1분기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 소매기업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37.7%), ‘수익성 하락’(21.6%), ‘상품가격 상승’(13.2%), ‘업태내 경쟁 심화’(11.6%), ‘업태간 경쟁격화’(10.7%) 등을 지적했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은 지난 4분기(32.7%)에 이어 경영애로 요인의 첫 번째로 꼽았으며,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46.7%)이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홈쇼핑’(11.1%)이 가장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김무영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생활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 정부 주도의 서민생활 안정 노력이 실효를 거둬 내수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소매기업들도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변화하는 고객들의 소비성향과 생활패턴을 읽어 맞춤형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