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가 선행돼야 체크카드 판매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은행들은 금액이 크지 않은 만큼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주장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체크카드를 포함한 직불형 카드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은행권을 상대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수수료 부담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은행 실무자들과 수수료 인하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결제를 위해 은행의 전산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계좌이용 수수료는 0.2~0.5% 수준이다.
신한·KB국민·하나SK카드 등 그룹 내에 은행 계열사가 있는 카드사들은 0.2% 내외,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은행 계열사가 없는 카드사들은 0.5% 내외로 수수료가 차등화돼 있다.
업계는 수수료가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A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수료를 큰 폭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은행권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크카드 부가서비스 등을 확대하려면 수수료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수수료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전에 회의를 열고 수수료 인하를 요청하기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낮출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수료 인하 요구는 카드업계가 체크카드 판매 확대를 기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체크카드 계좌이용 수수료로 받는 금액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가량”이라며 “이 정도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괜한 핑계를 대는 것”이라며 “수수료가 문제라면 얼마든지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