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금거래소의 국내 금 거래 시세표를 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순금 한 돈(3.75g)의 시세(살 때)가 23만8천원을 기록했다.
이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23만6천원보다 2천원 오른 가격으로 지난 14일 24만1천원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3월26일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 16만7천750원에서 다음날인 27일 16만8천850원으로 1천100원 뛰었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었던 지난해 11월23일에는 20만3천500원에서 24일 20만9천원으로 하루 만에 무려 5천500원 급등했다.
금값 상승에는 원·달러 환율 영향이 크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급등하며 장중 한때 1,185원을 찍은 다음 전 거래일보다 16.20원 오른 1,17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국내 금값은 국제 시세에 연동해 있어서 북한 관련 이슈에 따라 환율이 오르면 함께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안보 불안심리가 커진 것도 금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 피란 등의 상황에서도 쉽게 보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금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리스크로 인한 금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당장 내전이나 쿠데타와 같은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에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았기 때문이다.
국제 금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아 수요가 웬만큼 늘어나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전 연구원은 “당분간 북한과 중국, 우리나라가 모두 눈치를 보는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태가 국내외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북한보다는 유로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금값 결정에 더 큰 변수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이승호 연구위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세계 금 시장에서 우리나라 거래 비중이 너무 작아서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