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북한이 이날 정오 특별방송을 예고했을 때도 정부 부처는 북핵 6자 회담과 관련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특별방송이 예고된 정오에 기자들과 북한 TV를 모니터하다가 북한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나오자 얼굴이 사색이 돼 곧바로 장관실로 직행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최근 현장 지도를 했고 북한 내 특이 동향도 없었다"면서 "김 위원장의 사망 여부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도 "북한은 자국 입장에서 중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실제 사망사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외교부 당국자들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 사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큰 일이 아니고 남북관계나 내부 인사와 관련한 발표일 것 같다"고 엉뚱한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외교부 고위 공직자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되자 뒤늦게 점심식사를 중단하고 속속 사무실로 복귀했다.
국방부도 사전에 상황을 모르기는 마찬가지 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사전에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장관은 발표가 나올 당시 국방개혁법안 처리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면담차 여의도 국회에 가 있었다.
이후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낮 12시20분께 국방부 상황실로 와서 북한군의 동향과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한 뒤 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전방지역 현장 지도 중이었던 정승조 합참의장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귀환하는 중이다.
군은 낮 12시10분 국방부와 합참에 긴급조치반을 소집하고 12시20분 초기 대응반을 소집했다. 낮 12시30분에는 전군에 경계태세 2급이 발령돼 각급 부대 지휘관은 정위치를 하고 장병 근무태세가 강화됐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사망한 지 이틀이 넘었는데도 정부가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