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명절인 춘제(春節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의 외식업체들이 녠예판(年夜飯, 설 전날 먹는 음식) 영업을 해야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녠예판은 중국인이 춘제 전날 밤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저녁 식사를 가리키는 말로 중국인에게는 춘제 연휴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중국 양즈완바오(揚子晩報) 1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열린 한 ‘외식업종 정보발표회’에 따르면 난징 지역에서 내년 설 연휴 때 녠예판 영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음식점이 40%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정보보고회에 참석한 외식업계 관계자의 90%가 “사실 녠예판 영업을 하기가 꺼려진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10대 외식업체 중 하나인 다후이(大惠)그룹 산하 난징다파이당(南京大牌檔), 징차이관(精彩館), 스왕푸(獅王府) 등 외식체인도 모두 춘제기간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난징 싱후판뎬(星湖飯店), 화장판뎬(華江飯店) 등 유명 음식점도 모두 춘제 연휴 기간 문을 닫기로 했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점 안러위안(安樂園) 난징점 사장은 “춘제 때 영업을 하면 ‘1년 내내 돈벌었는데 욕심도 사납다’는 소릴 듣고, 그렇다고 영업을 안 하면 ‘1년 내내 돈 실컷 벌어서 배가 불렀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외식업계 종사자 85%가 대부분 외지인이라 춘제 기간 아예 일을 관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춘제 기간 손님들은 몰려오는 데 일손이 딸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식자재 가격도 오른데다가 인건비도 많이 들어 비용 부담이 큰 것도 이유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이처럼 인건비와 식자재 급등에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일부 음식점들은 온라인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포장된 녠예판을 집까지 직접 배송해 주면서 비용을 감소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 대표적인 전통 음식점인 뤼류쥐(綠柳居)는 지난 11월 말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몰을 통해 198, 268, 398, 1288위안 짜리 녠예판 포장세트를 출시해 지금까지 약 400건 이상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