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들은 미국과 캐나다 서부지역 주요 항구를 점거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시위대는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부터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이르는 서해안 주요 무역항 부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항만 업무 일부가 마비됐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항이다.
이날 새벽부터 시위대 수백 명이 오클랜드항 터미널로 진입하는 트럭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로 인해 오클랜드항에서 작업하는 회사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터미널을 폐쇄했고, 근로자 75%가 출근하지 못했다고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은 밝혔다.
오클랜드항은 시위대 측에 서한을 보내 “항구는 이 지역 일자리 7만3000개, 전국적으로는 80만개 일자리와 연결돼 있다”며 “연간 390억달러에 이르는 수출품을 실어 나르는 항구를 점거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오리건주의 포틀랜드항의 터미널에서도 시위대는 차량 진입을 저지했다.
포틀랜드 항구는 “트럭이 지나갈 수 없어 터미널을 폐쇄했다”며 “오늘 시위로 약 부두노동자 약 325명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남부 롱비치항의 시위대는 SSA 해운사의 터미널로 행진하던 중 경찰에 제지당해 2명이 연행됐다. SSA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지분의 51%를 가진 회사다.
또 워싱턴주 롱뷰에서는 이곳을 거점으로 곡물을 수출하는 EGT를 겨냥한 항만 점거 시위가 열렸다. EGT는 부두 노동자들과 오랜 분규를 겪고 있다.
시위 조직자인 부츠 라일리는 “트럭 운전사들은 있지만 트럭에서 물건을 내려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임무 완수를 선언했다.
이번 항구 점거 시위대는 부두를 운영하는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점령 시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 전달을 활동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일부 항만 노동자들은 정작 시위로 피해를 본 것은 노동자들이라며 분노했다.
트럭운전사 크리스티안 베가는 물품 하역이 지연돼 600달러의 손해를 봤다며 “우리에게는 부양할 가족이 있다. 시위대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