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시장조사기관의 내년도 전망에 따르면 도요타-GM-폴크스바겐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르노닛산과 현대기아차도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는 생산량 기준으로 2009년 6위에서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도요타를 월간 기준으로 앞서 한때나마 4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올들어서는 지난 10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541만대를 판매, GM(747.6만대)-폴크스바겐(680만대)-도요타(611.2만대)-르노닛산(601.8만대)에 이은 5위에 랭크됐다. 3강 2중 구도다.
이 회사는 올 11월까지 총 599만대(현대 368만대, 기아 231만대)를 판매, 올 한해 650만대의 판매고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750만대 전후의 르노닛산 전망치에 100만대 남짓 뒤지지만 올 초 목표인 633만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내년 전망치도 르노닛산이 786만대(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전망치)로 현대·기아차(700만대)보다 여전히 앞서지만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공장 증설은 없었으나 미국, 유럽에 3교대 근무를 도입하는 등 공장별로 생산량을 20% 가량씩 끌어올렸다. 연산 30만대의 현대차 중국 3공장도 내년 1분기부터 가동된다. 700만대 이상도 무난히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견해다. 주요 시장에 내놓은 신차의 호평으로 내년 판매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반면 르노닛산은 내년 역시 적잖은 과제를 안고 있다. 르노의 경우 주력 시장인 유럽 시장이 불안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규모는 5.2%(8214만대) 늘어나지만 르노의 주 무대인 서유럽 시장은 0%, 동유럽(러시아 포함)도 각각 2.2%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남유럽 금융위기도 여전히 변수다. 르노는 올해 러시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아브토바즈를 인수한 바 있다.
닛산의 경우 주무대인 미국·일본의 시장 상황은 좋을 전망이지만 수익성 개선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르노닛산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4.1%선. 이중 상당 부분이 닛산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9.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시장 정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판촉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력 부족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대부분 업체들이 수요 정체 속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상위 업체들간 순위 변동 등 경쟁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나란히 1~3위를 기록한 GM과 폴크스바겐, 도요타의 ‘글로벌 톱’ 경쟁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도요타는 올들어 3위로 떨어졌지만 하반기 공장 정상화로 올 10월엔 다시 1위(월 기준)로 등극했다. 연간 최대생산능력도 비슷하다. GM과 도요타가 900만~1000만 대, 폴크스바겐은 이보다 조금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