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로 아프리카 '울상'…코코아 가격 뚝↓

2011-12-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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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유럽의 채무 위기가 코코아 가격까지 하락시키며 아프리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코코아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이 5일(현지시간) 1톤에 1414파운드에 거래됐다. 이는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거래 금액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2% 하락했다.

코코아 가격의 하락은 이 작물을 거래하는 아리보리코스트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 최대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발 채무위기가 아프리카의 경제까지 좀 먹고 있는 것. 유럽은 코코아의 최대 소비국으로 아프리카 현지에서 채취한 코코아를 수입해 이를 원재료로 가공공장에서 초콜릿으로 만들어 각종 기념행사는 물론 일상 생활에 빈번히 이용한다. 현재 유럽내 초코렛 공장은 벨기에서 스위스까지 수백개의 공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코코아 수요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라보은행의 한 상품 애널리스트는 "코코아 소비가 유럽과 미국 등 최대 수요국에서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코코아 콩 시장이 무너지면 최대 수출국인 서아프리카 다수 국가들의 경제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1년전만 해도 코코아는 중국, 한국 등 아시아와 남미지역 신흥국들에서 수요가 대폭 커지면서 공급이 딸려 가격이 폭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코코아 가격은 3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톤 당 가격이 한 때 2000파운드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코아 가격의 급등은 코코아 공급의 5분의 2를 차지하는 서아메리카의 코트디부아르가 내전으로 수출이 일시 중단되고 폭우가 지속되면서 국제 코코아 시장에 공급 부족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아직 코트디부아르는 여전히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4월부터 코코아 수출이 재개되고 풍부한 강우량으로 코코아 수확량이 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이제는 코코아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 연간 수요량의 40만톤 가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유럽내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겨울철(남반구는 여름철)에 들어가는 이 시기에 코코아를 대거 구입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코트디부아르에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자 유럽의 수입업체들이 미리 선물 시장에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해 놓아 내년초 인도물량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초콜릿·과자 업체들은 지난해 6월 이후 가격 상승을 대비해 3배가량 매수량을 늘린 데 이어 하반기에도 물량을 꾸준히 매입해 수요량을 초과하는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

조나단 파크먼 마레스 스펙트론 농산물 담당자는 “현재 코코아 가격은 아프리카 농부들이 작물을 관리하는데 어려울 정도로 너무 하락했다”면서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아프리카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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