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어제까지는 절말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하고 속이 많이 탔습니다.오늘 깔끔하게 끝내고 나니 어제까지 일은 온데간데없고 정말 기분 좋네요.”
미국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를 통과해 내년 미국 투어에서 활약하는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의 말이다. 그의 목소리는 6일간 108홀 라운드의 피로함도 잊은 듯 생생하게 들려왔다.
“Q스쿨이 ‘지옥의 레이스’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어렵다기보다는 힘들었습니다. 퍼트한 볼이 홀에 안들어가면 속이 타고…. 바람은 또 왜 그리 세게 부나요. 올해 일본골프투어 상금왕에 미국투어 시드까지 받은 것에 대만족입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배상문은 11위로 거뜬히 통과한 데 대해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오버파를 치고 볼을 물에 빠뜨리는 등 실수도 많았지만 고비를 잘 넘겼다고 자평했다. 그는 첫날 3위로 순조롭게 나가는듯했으나 5라운드에서는 공동 29위로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날 까딱 잘못하면 25위안에 들 수 없었기 때문. 그는 “오늘 보기도 하고 이글도 하면서 6타를 줄였지만, 한국에 계신 엄마의 기도발 덕분이 아닌가 해요. 한국시간으로는 새벽에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엄마가 그 시간에 절에 가서 줄곧 기도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엄마 때문에 합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는 9일 한국에 도착한 후 곧바로 일본으로 간다. 일본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이래저래 거쳐야 할 행사가 많기 때문.그리고 한국프로골프 대상시상식이 열리는 15일 귀국해 그 행사에 나간다. 한국에서 보름정도 몸을 추스르다가 내년 1월초 하와이에서 열리는 첫 대회 소니오픈부터 나갈 계획이다.
“투어카드도 받았고 세계랭킹도 50위내이기 때문에 월드골프챔피언십 등 웬만한 대회에는 다 나갈 수 있습니다. 새 캐디를 고르고 거처를 마련하는 등 준비를 거쳐 ‘루키 시즌’을 맞이할 겁니다.”
배상문은 중압감이 초고조에 달한다는 최종일 다른 두 명과 함께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6타를 쳤다. 2009년 한국프로골프투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4라운드에서는 한국프로골프 타이기록인 ‘8연속 버디’도 잡았다. 결정적 순간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2008년,2010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만에 미국 무대에 오른 그와 ‘후배’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이 2012미PGA투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