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베이징 시내에 안개가 짙게 낀 모습. [베이징=신화사]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동부 지역에 짙은 스모그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지자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6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몰(淘寶商城)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루에만 쇼핑몰에서 무려 3만 여개의 마스크가 팔렸다. 이는 지난 2주 간 평균 판매량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특히 마스크 판매량의 3분의 2가량인 2만 여 개는 모두 베이징 시민이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타오바오몰에서 3M 스토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린다. 4일 하루 전체 스토어 매출의 80%가 마스크였다. 이는 며칠 전보다 4배나 늘어난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학교나 회사 등에서 단체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또 다른 마스크 판매업자는 “요새 장사가 너무 잘돼서 재고량까지 모두 다 팔렸다”며 “현재 서둘러 물량을 확보 중”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마스크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최근 연일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동부 지역에 스모그가 짙게 끼면서 대기질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지난 5일 오전 6시 베이징·톈진(天津)·허베이(河北)·산둥(山東)·허난(河南)·장쑤(江蘇)·안후이(安徽)·저장(浙江)·장시(江西)·후난(湖南)·푸젠(福建) 지역 일대에 ‘안개 경보’를 내렸다.
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대부분 가시거리가 1㎞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200m 미만이었다.
자체적으로 대기 측정을 하는 미국 대사관도 베이징의 대기 질이 이날 ‘위험 수위’까지 올라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린피스 중국 지부의 대기 오염 전문가인 저우룽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흐릿한 잿빛 날씨의 주원인은 석탄 연소”라면서 “중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석탄 소비가 배로 늘어나 그을음이 많아졌고 희뿌연 안개를 만들어내는 아황산가스와 아산화질소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안개가 짙게 끼고 눈발이 휘날리면서 중국 내 교통편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 기준 1시간 이상 이륙이 지연된 항공편은 모두 118개에 달했으며, 총 219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또한 베이징에서 하얼빈(哈爾濱), 핑구(平谷),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청더(承德) 등을 오가는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