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들은 개인 핸드폰이 없다.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헤 전 한나라당 대표가 그렇다. 그래서 정치권 일각에선 ‘신비주의’ 남녀 커플이란 별명이 지어졌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직통 휴대전화가 없다.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접촉해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다. 안철수연구소에서 대신 받고 있으며, 박 전 대표 측에서도 대신 받는 형태이다.
그래서 언론에선 기자들이 연락하기가 어렵고, 매체 하나하나의 인터뷰도 사양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차기 대권주자가 이렇게 언론과 만남을 꺼리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 결과 박 전 대표가 달라졌다. 최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4사와 잇따라 인터뷰를 가지면서 특유의 유머감각을 드러냈다. 한 방송에서는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박 전 대표의 젊은 시절 비키니 사진을 스튜디오에 걸었다.
사회자가 이를 짚으며 ‘당시 대통령 딸의 신분으로 비키니는 파격적’이라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오히려 “저런 정도의 비키니는 그때도 많이 입었다”고 응수했다.
이어 “이게 사실 다 몸매가 받쳐줘야 입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유발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성과 사랑을 해봤는지 솔직한 답변을 달라’고 청하자 멋쩍게 웃으며 ‘박근혜의 사랑’을 소개했다. 그는 “생각해보면 제가 대학 다닐 때 본받고 싶은 선배가 있었다”며 “그 당시에는 그런 느낌을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그게 사랑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반면 안 원장은 여전히 언론을 꺼린다. 안 원장은 최대 이슈가 된 자신이 가진 연구소 주식의 절반(당시 1500억원 상당)을 내놓기로한 지난달 15일 기자들과 2분 동안 만났다. 그후 보름만에 가진 기자간담회장에는 13분간 머물렀지만 정치적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채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제3당 창당이라든지 강남 출마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전혀 그럴 생각이 없고, 그럴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하면서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점점 언론과 가까이 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고, 안 원장은 언론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안 원장은 언론과 관계를 기피하지만 지지도가 높은 걸 보면 국민과 소통은 잘하는 것 같다”며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형성된 여론은 거품과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