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등 이른바 ‘버핏세’로 불리는 세제 논란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대주주 보유주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세제 전반으로 논점이 확대된 것.
특히 박 전 대표는 앞서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부자증세’ 방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어 향후 세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될까
소득세 최고구간의 신설문제는 당내 쇄신파에서 주도한 가운데 홍준표 대표가 이에 힘을 실으면서 논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당 쇄신파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정두언 의원이 미국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가 주장한 금융과세 확대안인 ‘버핏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쇄신파인 김성식 의원도 2억원의 과표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을 38~4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자증세’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밝혔던 홍 대표 역시 지난 달 27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문제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다만 현재 당내에서 강력한 지분을 행사하고 있는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일각에서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데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현실화 까지는 갈등이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잇따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을 통해 예상되는 1조원의 세수 증가를 위해 소득세의 근간을 건드는 것이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에서도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소득세 감세를 철회한데 이어 ‘부자증세’의 요구까지 들어 주는 것은 현 정부의 정책적 기조에도 어긋나고 여론의 반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과세 강화로 논란 확대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던 박 전 대표는 대신 ‘버핏세’의 본래 취지인 금융과세에 대한 강화를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이와 관련, “대주주 주식에 대한 과세 부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당 정책위 부의장인 임해규 의원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에게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 유가증권시장에 0.15%, 코스닥시장에 0.3%의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서민정책 강화의 일환으로 논의가 촉발된 만큼 향후 세제 논란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