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발생 당일 ‘굴복’이라는 굴욕적인 합의를 도출한 셈이다. 이 때문에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요구엔 손익분기점을 이유로 엄살을 부리던 카드사들이 대기업 주문엔 얌전하게 돌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카드사들은 저마다 거대한 현대차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응했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매년 수조원대 이익을 내는 대기업이 사실상 ‘갑’에 위치에서 지나친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과욕이다”, “잇속만 챙긴다”며 불편한 기색 또한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물밑 오리발’처럼 뒤로는 셈법이 분주하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익을 따지며 주판알을 튕긴 결과 소비자 혜택부터 줄여야겠단다.
현재 카드사들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항공마일리지(1000만원에 1만 마일리지 정도)를 쌓아준다. 체크카드로 자동차를 일시불 결제하면 전체 금액의 1.2~2.0% 캐시백이나 포인트를 얹어준다. 그런데 이를 축소하겠다고 한다. 카드 사용자의 불만과 여론의 뭇매는 당연한 수순.
한편 지난달 30일 500만명에 달하는 나이트클럽과 유흥업소, 학원과 안경점 등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소속 60여개 자영업종 종사자들은 카드 수수료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 및 파업에 나섰다. 업종 구분 없이 카드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누구 말마따나 카드공사를 만들던지.”
한 카드사 임원이 던진 넋두리다. 막무가내식 여론몰이가 또 이어지더라도 이번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초강경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