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을 제치고 연간 1700만대 규모의 세계 최대 단일시장으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시장에 뛰어든 글로벌 업체들을 대상으로 ‘높은 수입차 관세(23%)’와 ‘외국계 기업 단독 진출 제재’ 조치를 통해 현지합작사 설립을 적극 유도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합작사를 통해 기술력과 생산노하우를 축적했으며, 불과 10여년 만에 자체 생산 및 수출까지 달성했다.
최근 중국은 ‘대도시 신규 자동차등록 제한’과 ‘중국 독자 브랜드 출범’을 통해 외국계 기업들의 최신 기술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베이징은 올해부터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를 지난해 3분의 1 수준인 24만대로 제한했다. 베이징 뿐만 아니라 상하이, 광저우, 충칭 등 대도시들도 자동차 신규 등록 제한 조치를 적용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신규 등록을 제한하자 대도시 구매 패턴이 급격히 변화했다. 고가의 중대형 세단과 SUV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
그동안 외국계 기업들은 구형모델을 중국시장에 맞게 현지형 모델로 출시해왔다. 그러나 자동차 신규 등록 제한과 구매 보조금 폐지, 중상위층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 등이 맞물려 최신 차종으로 출시전략을 바꾸고 있다.
최신 고급 모델들이 중국에서 생산 및 출시되면서 합작사에 참여한 중국 현지기업들도 관련 기술 습득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중국 현지기업들은 직분사 가솔인 엔진과 같은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독자 브랜드 도입 권고를 통해 지적재산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독자 브랜드를 출범시키지 않을 경우, 제품 및 생산시설 인·허가를 지연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광둥성 신규 공장 설립이 본계약 체결 1년여 만인 올해 6월에서야 정부 허가를 겨우 받을 수 있었다. 신규 공장 설립 비준은 폭스바겐이 지난 5월 중국 독자 전기차 브랜드 ‘카일리’ 출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빠르게 진전됐다.
현재 현대차가 독자 브랜드 ‘쇼우왕’ 도입을 발표했으며 앞서 GM이 ‘바오준’, 닛산 ‘베누시아’, 혼다 ‘리니안’ 등이 출범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외국계 업체에게 독자 브랜드 출범을 원하는 것은 지적재산권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북경기차와 50대 50 지분으로 북경현대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에둥(아반떼HD), 엘란트라(아반떼XD), 밍위(EF쏘나타), 링샹(NF쏘나타) 등은 합작법인인 북경현대를 통해 생산 및 판매되지만 지적재산권은 현대차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북경현대가 ‘쇼유왕’이란 독자 브랜드를 통해 출시하게 될 차량은 북경현대가 지적재산권을 가지게 된다. 독자 브랜드에 투입된 기술과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은 파트너사가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현지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세가 거세다”며 “이미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는 기술력이 국내보다 앞설 정도”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