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등 주요 아웃도어 업체의 '재판매 가격 유지행위'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위는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의 병행수입 방해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 관련 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 수년 간 지속됐던 20% 이상의 고공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것은 물론, 이번 조사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이번 공정위 조사의 핵심은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이다. 문제가 된 재판매 가격 유지행위란 수입업체 등이 판매업자들에게 상품을 일정한 가격 이상에 팔 것을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 업체가 일정 수준의 최저가격을 미리 설정해두고, 그 이하 가격으로 판매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대리점 간 가격할인 경쟁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의 정착·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촉발된 아웃도어 열풍으로 국내 아웃도어 업계는 지난 2006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대를 돌파한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시장의 외연 확대와 급격히 증가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아웃도어 제품의 부담스러운 가격과 업계의 고가정책에 대한 소비자 및 소비자단체의 문제제기는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다.
현재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에서 등산을 위한 기본 착장인 재킷과 티셔츠·바지·배낭·등산화 등을 구입할 경우 보통 130만원~160만원 가량을 지출해야 한다. 고어텍스(Gore-Tex) 등 기능성이 가미된 제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가격대가 더욱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아웃도어 업계는 고가의 소재, 기술력을 담보로 한 제품의 특성 상 어느 정도의 고가 정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명 연예인들을 모델로 고용하는 이른바 '스타마케팅' 또한 아웃도어 제품 가격 상승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노스페이스 판매를 주관하는 골드윈코리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148억 6471만원을 사용했고, K2코리아도 119억 681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 제작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마케팅 비용도 덩달아 상승하는 반면, 제품 품질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비용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마케팅에 소요한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돼 업계의 고가정책이 유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업계는 이번 조사착수에 대해 가격담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아웃도어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위 이름있는 브랜드 외에도 중저가 브랜드까지 총 100여 개의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출시되고 있는 제품도 워낙 다양해 가격 담합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아웃도어 제품은 각 유통채널과 상관 없이 정찰제 판매를 실시하고 있어, 정해진 가격으로 판매를 강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최근 공정위가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는 시점에 맞춰 아웃도어 업체들도 대상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단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