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는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 개발은 이런 노력 중에 하나다.
종근당이 올 4월 기존 2개 연구소를 통합한 효종연구소를 개소했다. 올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매출액의 10%에 달한다. |
◆ 종근당, 매출 10% R&D 투입
종근당은 연구개발(R&D) 역량 극대화와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체결과 약가 제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1972년 제약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며 신약 개발에 나선 종근당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매해 확대하고 있다.
종근당의 총매출액 대비 R&D 규모는 2007년 8.8%, 2008년 9.0%, 2009년 8.2%, 2010년 9.4%에서 올해에는 1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4월에는 기존 천안 종합연구소와 광교연구소를 통합한 효종연구소를 용인시 동백지구에 개소했다.
종근당의 2003년 국내 최초의 캄토테신계 항암제 신약 ‘캄토벨’을 탄생 시켰다. 캄토벨은 난소암과 소세포 폐암 치료제다.
종근당은 항암제 신약 개발의 경험을 확대해 면역조절제·대사성질환 치료제 등 다른 분야 신약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당뇨병 치료제 ‘CKD-501’(과제명)을 발굴했다.
현재 국내에서 제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출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고도비만 치료제인 ‘CKD-732’는 2009년 미국 자프겐 사에 기술 수출돼 고도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쳤다.
한미약품은 2020년까지 20개 신약 개발하는 ‘비전 2020’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1000억원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
◆ 한미약품, ‘20년까지 20개 신약 개발
한미약품은 R&D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제약사로 꼽힌다.
지난해 총매출액의 14.3%인 852억원을 R&D에 투입한 한미약품은 올해에는 그 규모를 매출액 대비 15%,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한미약품은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에 이어 개량신약을, 다음으로는 신약을 개발하는 ‘한국형 R&D’ 전략으로 시장성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신약 개발에 투입해 왔다.
오는 2020년까지 신약 20개를 창출하고 글로벌 순위 20위권에 진입한다는 ‘비전2020’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경구용 팬허 저해제(Pan-Her Inhibitor)로 명명된 ‘HM781-36B’를 비롯해 모두 11개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HM781-36B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다중 표적항암제다. 폐암·유방암·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치료가 가능하다.
국내 임상 1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안에 국내와 해외에서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외부 연구기관의 유망 신약을 발굴하는 개방형 R&D 전략도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 전략에 따라 미국 카이넥스 사와 혈액암·전립샘암 등에 적용되는 혁신형 항암제 ‘KX01’을 도입했다. KX01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매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전년 보다 100억원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
◆ 대웅제약, R&D 투자 100억 확대
대웅제약은 어려운 여건 속에도 R&D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대비 8.3%에 달하는 557억원대의 R&D 비용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100억원 가까이 늘어난 650억원, 전체 매출의 9%대를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투입된 R&D 비용은 누적 매출 5376억원의 9.85%에 달하는 530억원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도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강력한 신약 후보물질은 대웅제약의 핵심적인 요소다.
현재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가 임상 2상 중이다. 메디프론과 공동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임상 1상 시작을 앞두고 있다.
B형 간염 치료제는 내년 3월 임상 2상에 진입해, 2013년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다.
항암 유전자치료제는 오는 12월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국내 출시 시기는 2014년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전직원의 15%가 연구개발 인력이며, 신약 후보물질 16개를 보유하고 있다. |
◆ 유한양행, 신약 후보물질 16개 확보
유한양행은 전체 직원 가운데 R&D 인원이 15%를 차지할 만큼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R&D 투자 규모와 매출액 대비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유한양행의 2009년 연구개발비는 총 354억으로 매출액의 5.6%를 차지했으며 2010년에는 431억, 6.6%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투입한 비용은 총 367억으로 전체 매출의 7.3%에 이른다.
유한의 R&D 개발은 개발 기간에 따라 중·단기와 장기로 나뉜다.
2~3년간 시행되는 중·단기 전략은 복제약, 개량신약 등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 시켜 짧은 기간에 성과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과제에 초점이 맞추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혁신신약 과제에 대규모 인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국내용 신약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약물을 개발하는데 집중한다.
유한양행의 신약 후보물질은 16개에 이른다. 알러지비염 치료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비미란성 식도염 치료제와 조루 치료제, 발기부전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등 7개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 2상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등은 임상 1상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