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감독은 12일 오후(한국시간) 두바이공항에서 레바논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는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가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팀의 안정감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전급 선수들마저 잇따라 부상을 당해 원하는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축구대표팀은 올 들어 1월 아시안컵 예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6경기를 치러 10승5무(아시안컵 4강전 승부차기 패 포함)1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아시안컵이 끝나고 나서 대표팀 공격과 수비의 리더였던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하더니 이청용(볼턴)까지 부상해 양쪽 측면 공격진이 모두 빠지고 말았다"며 "대타를 찾아 빈자리를 메웠지만 완전한 짜임새를 구축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월 한·일전에서는 공교롭게도 왼쪽 풀백에 나선 선수 2명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빠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다"며 "변명으로 비칠 수 있지만 올해 대표팀은 시련의 시기였다. 선수 탓만 할 수는 없는 만큼 더 신중하게 대표팀을 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만화 축구'라고 표현되는 다양한 전술과 움직임을 요구하면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만화 축구는 선수들이 전술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표현을 에둘러 말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부상 선수가 생기면서 내가 원하는 플레이 형태가 나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유럽축구는 적극적인 수비를 하면서도 강한 공격력을 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월드컵에서 만나야 할 상대는 강팀들뿐"이라며 "지금의 전술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대표선수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