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유럽을 도울지 여부는 최대 관심사였다. 중국은 그러나 끝내 유럽의 애만 태우며 지원 카드를 아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G20 정상회의에 앞서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참여를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왔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유럽이 스스로 적극적 조치를 취해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며 자구책 마련을 강조했다.
EFSF 참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의 입을 통해 정리됐다.
후 주석은 G20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 3일 칸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중국은 유럽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혜와 역량을 갖추었다고 믿는다”며 점잖은 수사를 구사했다. 이는 사실상 유럽 지원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이 뻣뻣하게 나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이 도움을 얻으려면 중국에게 시장경제 지위 인정과 첨단제품 금수 해제라는 ‘선물’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향후 이탈리아로 재정 위기가 번질 공산이 큰 가운데 유럽은 중국에 계속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도 앞으로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밖에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위안화 절상 속도를 가속화할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 합의돼 중국이 일정한 양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G20 정상들은 공동선언문과는 별도로 채택한 행동계획에서‘시장 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라는 기존의 합의 문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환율 절상 문제를 놓고 부심해온 미국은 이번 합의에 반색하는 반면 중국은 이를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 이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환율의 탄력성을 늘려가겠다고 여러 번 강조해 왔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