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9월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발전시킨 이후 양국 경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은 극동 시베리아에서 추진되는 에너지와 조선, 자동차, 건설, 농업 등에서 협력이 늘어나는 데 환영했다”며 “두 나라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보완적인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양국 정상의 교류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으로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사업이 안착할 경우 3국 모두에 경제적 이익을 준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러 가스관 도입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 순방에서 체결한 ‘러시아 경제 현대화를 위한 협력 파트너십’이 구체화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1일 내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가스관 노선 설계안을 마련하고, 2017년 1월부터 가스공급을 시작하는 일정을 공개함으로써 사업 체결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시베리아 가스는 공급 가능한 국가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 개국으로 제한된 수요자 시장으로서 러시아가 우리나라보다 사업 추진에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관 연결 사업의 성사를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 북한과 러시아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해 단순히 경제적 협력을 뛰어넘어 동북아시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원론적 수준이기는 하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협력을 긴밀히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근 북미 대화 등과 맞물려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또 내년 3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및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 추진 등을 위해 러시아와 공조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국 정상이 나란히 참석한 제2차 한·러 대화에서는 2012년 서울핵안보정상회의와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북한을 초청하고, 원전의 안전 확보를 위한 ‘동북아 원자력 다자협력체’ 구성도 검토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