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여전히 독재 정권 지원”< FP>

2011-11-01 07:01
  • 글자크기 설정
미국 정부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독재 정권의 잇따른 붕괴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독재자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지적했다.

벤 알리(튀니지), 호스니 무바라크(이집트),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 등 장기 집권한 독재자들이 권좌에서 밀려나는데 미국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국민의 저항에 밀려난 이들 못지않은 독재자를 여전히 ‘친구’라고 부르며 지원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30일 (현지시간) 폴리폴리시는 미국 정부가 ‘국익’을 이유로 돈독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7개 국가 독재자들을 소개했다.

△테오도르 오비앙 은게마 음바소고(적도기니 대통령)= 1979년부터 권좌를 지킨 오비앙 정권은 지구 상에서 가장 부패한 정부로 꼽힌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오비앙 대통령 일가족과 측근들이 적도기니에서 생산되는 석유에서 막대한 부를 착복했다고 밝혔다. 이 나라 국민 60%는 하루 1달러 이하로 살아가고 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 적도기니 석유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우호 관계를 이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도 2009년 뉴욕에서 오비앙 대통령 부부와 나란히 사진을 찍는 등 우호적인 태도는 이어졌다.

다만 최근 미국 법무부가 오비앙 대통령의 아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모아 미국에 투자한 7천100만달러의 동산과 부동산을 압류하기로 결정해 변화가 예상된다.

△이슬람 카리모프(우즈베키스탄 대통령)=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때부터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카리모프 대통령은 국민들을 혹독하게 탄압하는 독재자이다. 2005년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보안군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에게 우즈베키스탄은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2005년 우즈베키스탄 주둔 미군이 쫓겨나는 등 악화됐던 양국 관계는 최근 급속도로 회복되는 중이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우즈베키스탄에 짓는 제너럴모터스 자동차 공장을 “양국 우호와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바레인 국왕)= 수니파 이슬람교도인 알칼리파 국왕은 시아파가 대다수인 국민의 개혁 요구에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군대의 도움을 받아 유혈 진압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시민 30명 이상이 숨졌고 수백명이 다쳤다. 수백명이 구금된 채 군사 재판에 회부됐다.

미국은 바레인에 제5함대 기지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 적대적인) 이란에 맞서는 미국의 동맹국 사우디 아라비아는 바레인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아랍의 봄’ 직전에 클린턴 국무장관은 바레인이 민주화를 길을 순조롭게 걷고 있다고 칭찬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알칼리파 국왕이 개혁을 수행할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멜레스 제나위(에티오피아 총리)= 제나위 총리가 이끄는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지난해 총선거에서 99.6%의 지지를 얻었지만 휴먼라이츠워치는 노골적인 부정 선거 덕이었다고 지적한다.

야당 지도자 비르투칸 미데크사는 풀어줬지만 많은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다.
알카에다의 동아프리카 지부 알샤바브 등 과격 이슬람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미국은 에티오피아를 중요한 동맹국으로 여긴다.

2006년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공할 때 미국은 은밀하게 지원했고 5억3천300만달러의 원조를 제공했다.

△에모말리 라흐몬(타지키스탄 대통령)= 작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라흐몬 대통령은 국가 경제를 사적이익을 위해 운영하고 있으며 라흐몬 대통령과 그 가족들은 족벌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경제의 희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타지키스탄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으며 작년에 4천800만달러를 제공했다.

최근 클린턴 장관은 “양국 우호와 친선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사우디아라비아 국왕)=휴먼라이츠워치는 이 나라는 900만명의 여성, 80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 그리고 200만명에 이르는 시아파 이슬람교도의 인권이 제도적으로 짓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이란에 맞서는 미국의 가장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최근 미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600억 달러 어치의 무기
를 판매했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2006년 정권을 잡은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개인 우상화와 독재로 악명을 떨친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전 대통령의 걸었던 길을 답습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미국은 공군 기지를 빌려준데다 중앙아시아 최대의 가스 생산국이다.

미국은 지난해 1천600만달러의 원조를 제공했다.

△쯔엉떤상(베트남 국가주석)= 휴먼라이츠워치는 베트남 정부는 인터넷을 조직적으로 감시하고 반정부 웹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리고 강제 노동은 언제나 논란이 되는 사안이다.

한때 전쟁까지 치렀던 사이지만 이제 미국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전략적 동맹국으로 여긴다. 해군 합동 훈련과 원자력 협력 등 양국 관계는 더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에 1억2천200만달러의 경제 원조를 제공했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