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찰청에 따르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정봉주 전 의원 등 7명이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와 각종 브리핑을 통해 ‘나 후보가 1억원 짜리 피부샵을 다닌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이들을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지난 24일 고발했다.
고발된 사람 중에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이용섭 민주당 의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 등을 포함해 전·현직 야당 의원, 주간지 기자, 시사평론가 등이 포함돼 있다.
정 전 의원은 ‘나 후보 부친 학교재단 감사배제 청탁설’을 내놨고 일부 언론은 ‘1억원 회원권 피부클리닉’ 출입설을 앞서 제기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 측은 “다운증후군 딸의 피부·무릎 노화 치료를 위해 찾은 것이며 그때 몇 차례 피부 관리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은 고발 당일 내사에 착수했으나 ‘선거 중립성 차원에서 긴급한 사안만 즉시 수사한다’는 원칙에 따라 본격 수사를 미루다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이 고발 내용을 수사하려면 루머가 허위 사실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 후보에 대한 ‘1억원 피부샵’ 루머가 사실인지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실을 고발한 데 따른 기계적인 조치”라면서 “1억 피부샵 루머에 대한 사실 확인, 증거자료 수집, 고발인에 대한 사실 확인, 피고발인 소환 등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제3자에 의한 고발인 만큼 현 상황에서 고발인인 나 후보 측 법무팀 관계자의 수사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수사 진행 여부 및 수사 내용도 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허위사실 유포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확실하게 짚고 가자는 당내 정서가 분명한 만큼 수사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피고발인 중 한 명인 김용민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경찰 수사 소식을 포털에서 봤네요. 제 기분은 어떨까요? ①각하의 꼼꼼한 사후정산 정신에 감읍 ②이참에 조폭으로 직업 전환해 경찰의 기피대상이 될까 ③수사팀에 전화해 조현오 성대모사로 ‘수사하지 마’라고 할까 ④ 벌벌 떨고 있을 뿐이고!”라는 해학적인 논평을 내놨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10·26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사범 혐의가 있는 87건 116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이 중 4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110명을 수사 중이다. 2건은 내사 종결 처리했다.
유형별로 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후보자 비방이 29건으로 가장 많고 불법 인쇄물 배부 및 게시 22건, 금품 향응 9건 등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