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후보 모두 주택공급을 활성화해 전세시장을 안정시켜 서민주거를 안정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성 문제를 두곤 유보적인 입장이다.
나경원 후보가 주장하는 5만호, 박원순 후보가 내건 8만호 신규 건설 모두 사업 시행자인 SH공사의 재정건전성과 공약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임대주택 1채당 1억원가량의 재정이 투입돼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나 후보의 경우 5조원, 박 후보의 경우 8조원의 추가 재원마련 대안과 임대주택이 들어설 부지 마련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일단 실현가능성에 대해선 공급 물량을 적게 책정한 나 후보가 앞서는 모습이다.
나 후보는 지난 11일 KBS가 주최한 TV토론에서 “아무리 계산해도 8만 호 공급은 무리가 있다. 서울시가 지난 30년간 공급한 임대주택이 12만호였다"며 박 후보의 8만 호 공급 공약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오 전 시장의 공약은 중대형 중심의 6만 호 공급이었는데 이를 소형으로 바꾸면 더 많은 물량을 만들 수 있다”며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구입한 후 리모델링을 통해 소형주택으로 만들고 20평 이하의 원룸을 만들면 대학생이나 1인 가구 등에 충분한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 후보가 강북 유권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비강남권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도 공방의 소지가 많다. 나 후보의 재건축 규제 완화는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1985년~1991년 사이에 지어진 노원구, 도봉구 등 비강남권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을 현행 40년에서 최대 20년까지 줄여주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나 후보는 이들 아파트의 경우 주차장 협소 등 생활 불편이 많고 내진 설계도 돼 있지 않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원순 후보 측은 “서울시의 전월세 난을 가중시킬 폭탄이 될 것”이라고 적극 반박하고 있다. 박 후보는 “재건축 연한을 완화하면 뉴타운처럼 대규모 멸실 주택이 생겨 전월세값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라며 “원주민이 쫓겨나고 집주인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오세훈 뉴타운’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뉴타운 사업도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확보될 수 있겠느냐”며 “주민 생활 불편이 있다면 시설을 개량하는 방법도 있는데 무조건 규제를 완화해서 재건축을 부추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