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5차전 - 취재현장> 사직구장 난투극, 취객 한 명이 먹칠한 롯데 팬 매너(?)

2011-10-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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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5차전 - 취재현장> 사직구장 난투극, 취객 한 명이 먹칠한 롯데 팬 매너(?)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올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야구경기는 여러가지 많은 화제를 남겼다. 플레이오프 최다 차전인 5차전까지 열렸던 점도,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하루 연기됐던 점도, 암표 가격이 원가 반값까지 떨어졌던(문학·플레이오프 3차전) 점도 많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방담이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 있어 야구팬 입에 빈번히 오르내리는 경기외적인 소식은 단연 사직구장 내에서 5차전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벌어진 난투극이다. 만취한 어느 취객이 벌인 일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야구 팬문화에 있어 부끄러운 소식인 헤프닝인 점은 틀림없다.

사건의 발단은 이 취객이 경기장 내에서 담배를 피웠던 데에 있다.


본래 야구장 내에서는 지정된 흡연장소 외에는 흡연 자체가 금지된 상태다. 또한 그 어떤 화기의 소지도 금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 문학야구장 내 바비큐존은 가스 사용을 하지 못하고 전기쿡탑을 이름을 적고 대여해준다)

그런데 김모(40)씨는 관중석 내에서 흡연해 주변에 피해를 끼쳤다.

결국 인접한 위치의 한 관중이 담배를 구장 내에서 피우지 말자고 말했고 이에 김 씨는 격한 언어를 쓰며 소동을 벌였다. 만취 상태에서 이미 자기 통제력을 잃은 김 씨는 들고 있던 큰 페트병(1.5ℓ형) 하나를 그라운드로 던졌다. 취객 일탈이 경기에 영향을 끼친 순간이었다.

하지만 취객 김 씨의 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취한 김 씨를 말리기 위해 노력한 안전요원 박모(22)씨의 치아를 부러뜨린 것이다. 박 씨는 플레이오프 기간 중 야구장의 안전 통제 요원으로 고용돼 일하던 젊은이다. 사연이 어떻건, 돈을 벌기위해 구장에 나와 일하다 안타깝게 봉변을 당한 것이다.

▲사직구장 난투극 현장 촬영 동영상 캡처사진 [사진 = MBC 뉴스 캡처]

결국 김 씨는 사직구장 관중석의 바깥에 내쫓긴 것은 물론 곧바로 경찰에 입건됐다. 현재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는 상황.

한편 이날 롯데는 결국 8-4로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를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하지 못하는 고배를 마셨다. 1992년 우승 이후 우승을 꾀하던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이다. 내년에도 부산 사직구장 내에는 'Again 1984, Again 1992' 현수막이 부착된 모습을 접하게 될 것이다.

물론 김 씨의 탓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취객 김 씨는 롯데 팬들에게 경기 패배 원흉으로 크게 비난받는다. 난동에 부정타서 경기에 패했다는 것이다.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당장 선수들도 자신의 징크스에 그날 경기를 맞춘다. 게다가 큰 경기면 경기에 대한 모든 상황이 조심스럽다. 언론에 보도되고 인터넷을 뒤덮을 정도의 엄청난 사건에 대한 같은 구단 팬들의 비난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롯데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도 비난의 화살을 뿌린다. '표 값도 비싼데' 전문 안전통제요원을 많이 불렀다면 안전요원 치아가 부러지는 사태는 막았다는 설명이다. 이 역시 나올 수 있는 반응임이 맞다. 한국 나이로 올해 23살인 비전문적 요원의 취객 차단은 쉽지 않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취객 김 씨에 대한 비난이 아닌 일부 팬들의 질서의식 제고와 구단의 재발방지 해결책 제시 등의 조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국내 다른 구장보다 매우 열정적인 사직구장의 팬문화는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사건·사고의 발생도 유독 빈번하다면 구단도 고민해야만 한다. 팬이 서로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현재의 상황에서 선량한 대다수 팬들조차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의 팬이라는 이유'로 한꺼번에 욕먹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단이 현실을 바로 직시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엄격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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