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는 지난 20∼22일 동안 선거관련 보도를 30건이나 전했다.
이 중 23일 오전에만 `독재정권을 끝장내야’ `제때에 사퇴하는 것이‘ 등 13건이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를 비난하는 보도였다.
지난달까지 북한은 선거가 치러지게 된 배경, 각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 내년 총선 및 대선과의 관계 등의 기사를 내보내며 비교적 객관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선거일이 4일 앞으로 다가오자 한나라당과 나 후보에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다.
지난주에는 `부동산 투기의혹’ `일본 자위대 행사 참가 논란‘ 등을 거론하며 나 후보를 공격했고, 나 후보 측이 박원순 후보에 대해 `학력 의혹’을 제기하자 “여우귀신”이라며 날을 세웠다.
대남방송인 구국전선은 18일 `나경원이 서울시장이 될 수 없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나 후보가)현 보수 당국의 정책 작성을 비호 두둔해 온 최측근”이라며 “이런 부패왕초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시민의 과반수인 우리 서민이 밥도 잃고 집도 잃고 일자리마저 잃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2일 “남조선의 진보세력이 반보수 대연합을 이룩해야 한다”고 선동했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번 선거는 민주개혁세력과 보수세력 사이의 생사를 건 싸움으로 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진보 세력의 단합과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또한 유력한 대권 후보로 선거 지원에 나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도 공세를 퍼부었다.
이 매체는 이날 “썩은 정치를 매장하려는 것은 민심의 한결같은 지향이고 요구”라며 “박근혜가 이런 대세도 모르고 상대방 흠집 내기와 같은 구시대적 정치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생으로서의 그의 전도도 가히 알 만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 진보세력의 단결을 외치고 한나라당을 물고 늘어지는 데는 나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속내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북한은 남한 정권을 비난함으로써 대내적으로 체제결속을 다지고 남한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 국가원수에 대해서도 비방을 계속하고 있고, 특정 후보자에 대한 비방 등도 도를 넘어섰다”며 “북한이 내정간섭에 가까운 그런 보도를 계속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 우려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