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모로CC 14번홀(체리코스 5번홀)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길이 473야드(약 433m)의 파4홀. 국내 남자프로골프대회 코스치고는 긴 편이다.
길기만 한 것이 아니다. 페어웨이 낙하지점은 좁고, 티샷을 잘 못 쳐놓으면 세컨드샷은 큰 나무를 넘겨쳐야 한다. 그늘집 지붕위로 날려야 하는 드라이버샷을 정확히 280야드이상 페어웨이 왼편에 떨궈야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드라이버샷이 그보다 짧게 나가거나 오른편으로 치우치는 날에는 ‘레귤러 온’을 단념해야 한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제6회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5억원)이 열리는 솔모로CC 14번홀(체리코스 5번홀) 얘기다. KGT 대회를 여는 코스 중 파4홀로는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다.
13일 개막한 2011년 대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 날 이 홀 평균스코어는 4.68타로 18개홀 가운데 가장 난도(難度)가 높았다.
126명 가운데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홍창규 송기준 황재민이 그들이다. 파는 50명, 보기가 61명, 더블 보기 9명, 트리플 보기와 쿼드러플 보기가 1명씩이었다. ‘8’자를 그린 문상현은 첫 날 최하위를 기록했다.
14일 속개된 2라운드에서는 사정이 더했다. 경기에 나선 119명 가운데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선수는 조민근이 유일했다. 더블보기는 12명, 트리플 보기 7명, 쿼드러플 보기는 2명이었다. 평균스코어는 4.83타로 더 높아졌다. 이날도 '핸디캡 1번홀'이었다. 결국 이틀동안 버디는 4개밖에 안나왔으니 파만 해도 대성공인 홀이 돼버렸다.
챔피언이 누가 될 지 속단할 수 없지만, 이 홀을 ‘무사히’ 넘기지 않으면 우승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김도훈은 둘쨋날 단독선두를 달리다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공동 선두로 물러났다. 그는 첫 날에도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방두환(24.티웨이항공)과 한민규(27.우리투자증권)는 2라운드합계 6언더파 136타(72·64)로 허인회를 1타차로 제치고 공동선두에 나섰다. 두 선수는 14번홀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했다. 방두환은 3∼10번홀까지 ‘7연속 버디’를 잡아 주목받았다.
이는 남영우가 2005년 기아로체비발디오픈(1라운드)에서, 배상문이 2009년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4라운드)에서 기록한 KGT ‘한 라운드 최다연속 버디’ 기록(8)에 한 개 뒤지는 것이다. 합계 4언더파의 공동4위 7명 중에는 ‘베테랑’ 박노석이 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