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월가 점령' 시위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현실정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 미국 대선이 열린다면 공화당 후보 그 누구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주간 타임이 지난 9~10일 이틀간 미국의 성인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가 시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좋게 본다'가 25%, `다소 좋게 본다'가 29%로 호의적 반응이 54%에 달했다.
반면 `매우 안 좋게 본다'는 13%, `다소 안 좋게 본다'는 10%로 부정적 반응은 23%에 그쳤다. `잘 모른다'는 무관심층도 23%에 달했다.
시위대의 주장에는 압도적 다수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와 로비스트들이 워싱턴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86%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빈부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79%, `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는 금융기관 경영인들은 기소돼야 마땅하다'는 71%,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68%의 찬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시위가 미국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0%만 `긍정적'이라고 답하는 등 점령 시위가 정치개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미국인은 소수에 그쳤다.
`별 영향을 못 줄 것이다'가 56%,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가 9%로 비관 내지 냉소적 전망이 67%로 미국인 3명 중 2명 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지난 6월 조사 때에 비해 4%포인트 떨어진 44%였지만 여전히 공화당 대선후보들보다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이 대선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양자 가상 대결에서 오바마는 공화당의 유력 주자인 미트 롬니 후보를 46% 대 43%로 3%포인트 리드했다.
다른 후보들과의 대결에선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져 릭 페리에게 50% 대 38%, 허먼 케인 후보에겐 49% 대 37%로 앞섰다.
오바마는 특히 여성에게서 3~4%포인트 더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