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25% 동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높다"

2011-10-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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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4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물가 상승세 완화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가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제기되고 있다.

◆금리동결, 물가안정·대외불안이 원인

한국은행이 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된 반면 유로존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불안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3% 올라 8월의 5.3%에 비해 상승률이 1%포인트 하락한 것이 주효했다.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상승하면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줬다.

유로존 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문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 불안도 금리 동결의 또 다른 배경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잇따른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유럽 재정위기는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10월 금융불안이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에 중점을 두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본격화하면 금리 인하할 수도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금리 동결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다수 의견이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로 전이돼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내년 초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선진국의 경기둔화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3%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불안의 영향으로 기준금리의 정책적 역할은 내년 상반기까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 여부는 현재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가계부채 문제 여전, 인상 필요성 대두

하지만 물가가 9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4개월 연속 금리 동결은 향후 금리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치솟으며 물가관리의 복병으로 대두되면서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원화가치 하락) 원화로 환산한 수입제품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물가에 악영향을 끼친다.

또 가스요금·교통요금 등 공공물가와 우유 등 일부 생필품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유로존 위기 심화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한은은 물가 안정과 대외 불안요인 차단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최근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기준금리 정상화를 천명한 한은 입장에서는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금리 동결 결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총재도 이날 “금리 정상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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