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독일, 프랑스 등이 재투표를 통한 조속한 승인을 압박하는 가운데 슬로바키아 여야는 부결 하루 만에 EFSF 법안 가결과 조기총선이라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전날 법안 부결 이후 유로존 재정 위기 극복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는 수그러들 전망이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제1야당인 스메르(Smer) 당수 로베르토 피초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슬로박민주기독연맹(SDKU-DS), 기독민주연맹(KDH), 모스트히드(Most-Hid) 등 연립정부에 참여한 3개 정당과 스메르가 내년 3월10일 조기총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내일(13일) 조기총선을 요청하는 정부안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 안이 통과되는 대로 의회가 EFSF 법안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슬로바키아는 아무런 문제 없이 EFSF 법안을 승인할 것”이라며 “법안 승인은 내일 또는 늦어도 14일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기총선 실시를 위해서는 90표의 지지가 필요하나 의회(총 150석)에서 이들 4개 정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119석에 달해 조기총선 요청 법안과 EFSF 확대 법안 모두 무난히 가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조기 총선은 SDKU-DS 등 연정 정당들이 EFSF 확대 법안에 대한 재투표에서 스메르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르는 대가라고 외신은 전했다.
피초 당수는 “이번 사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연정의 무능함에서 비롯된 정치적 결과들”이라며 “스메르는 항상 EFSF 법안에 `예스(yes)‘라고 말해 왔고, 정부의 무능에서 비롯된 결과들에 대한 책임을 요구해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 신임과 연계된 EFSF 확대 법안은 전날 실시된 의회 표결에서 승인에 필요한 과반(76석)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었다.
EFSF 확대안은 현재 유로존 회원국 17개중 슬로바키아를 뺀 나머지 16개국은 모두 승인했다. 이는 대출 여력을 4400억유로로 증액하는 한편 유통시장에서 국채 매입, 은행 자본확충 지원, 예비성격의 신용제공 등의 역할을 추가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