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어떤 쪽으로 입장 정리를 할지 이달 말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의 방한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탈북자에 대해 '정치적인 난민이 아닌 불법 월경자'라는 입장에 따라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냈다. 중국은 이번에도 대외적으로 이런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이들을 곧 북송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탈북인권단체 등은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달 27∼30일 선양(瀋陽)ㆍ웨이하이(威海)ㆍ옌지(延吉)에서 모두 35명의 탈북자(2명은 한국국적자)를 체포했고 이후 5일 선양에서 2명(1명은 한국국적)을 더 붙잡았다고 밝히고 있다.
애초 이들 탈북자는 이달 초에 북송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현재 대부분이 옌볜(延邊)과 투먼(圖們) 사이의 불법 월경자 구류소에 여전히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처럼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오는 26~27일 리커창 부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 부총리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지도자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은 안할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분석했다.
앞서 중국은 이례적으로 빨리 한국 국적의 탈북자 1명을 한국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또 외교가에서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한국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적 관심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난민조약 등 국제 인권조약의 당사국인 중국이 탈북자를 일괄해 북송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책임을 버렸다'는 것과 같은 비판을 중국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리 부총리의 방한 때까지는 탈북자 문제가 현 상태로 유지되다 그 후에 중국이 탈북자에 대해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것을 우려, 일부 탈북자는 한국행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 있다.
한편 탈북단체 등은 "이미 일부가 북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탈북단체 등이 파악한 37명보다 적은 20여명 규모의 탈북자의 존재만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