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아르헨티나땅고협회 한아영(31) 이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8월 세종대에서 ‘아르헨티나 탱고(Argentine Tango)가 노인의 신체 균형능력 및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에서 탱고를 주제로 박사학위자가 배출된 것은 처음이다.
한 박사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탱고는 두 사람이 함께 춘다는 면에서 다른 댄스스포츠와 비슷하지만 즉흥적으로 춤을 춘다는 점에선 구별된다.
즉흥적으로 춤을 추면서도 서로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순발력과 근력이 강화되고,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자연스레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한 박사 논문의 요지다.
한 박사는 탱고를 배운 노인들과 ‘라인 댄스(혼자 추는 춤의 일종)’를 배운 노인들, 춤을 배우지 않은 노인들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탱고를 배운 노인들이 다른 노인들보다 균형을 잡는 능력과 다리의 근력이 향상됐음을 밝혀냈다.
또 탱고를 배운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고 자존감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해진 동작이 있는 ‘루틴’ 한 댄스스포츠와 달리 탱고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끊임없이 파트너와 교감해야 하는데 이런 점이 그런 결과를 낳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 박사의 실험에 참가했던 한 노인은 “실험 참가 전에 우울증이 와서 막다른 생각까지 했었는데 탱고를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에 몰입해 마음이 치유됐다”며 “탱고가 치료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상대방이 넘어지지 않게 하려면 오로지 그 시간에 춤을 추며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릴 수 있는 것도 탱고의 장점이지요.”한 박사는 탱고가 절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탱고는 음악과 함께 걷는 길입니다. 상대방과 같은 음악에 맞춰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