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패닉'…"코스피 예측 불가"

2011-10-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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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코스피 지수 저점을 어디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점을 함부로 말하기도 어렵고, 말 한다고 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하지도 않는다."

10월의 첫 거래일인 4일 국내 증시가 공포에 휩싸였다. 연휴 동안 뉴욕과 유럽 증시가 급락하면서 그에 따른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장중 5% 넘게 폭락, 올 들어 네 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은 연휴기간 중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한꺼번에 반영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면서 미국, 유럽 증시가 급락한데 따른 충격을 '한 방'에 맞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변동성을 가늠하는 코스피200 변동성(VKOSPI 200)지수는 전날보다 15.58포인트(6.32%) 급등한 47.80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지난 8월 8일의 35.26보다 12.5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특히 국내 증시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최고의 변동성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주목된다. 이날 국내 증시는 3.59% 내린 데 비해 일본 니케이225는 1.05%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1%대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해소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국내 증시의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코스피 '시계제로'…저점 말 못해"

코스피는 올해 연중 고점을 기록한 지난 4월 27일 2231.47포인트 대비 이날 저점 1683.94포인트까지 547.53포인트 떨어졌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이후 두달 동안의 낙폭만 488.37포인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8월 이후 낙폭만 500포인트에 달한다"며 "증시 폭락의 진원지인 유럽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 떨어진 만큼 더 떨어지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고 전했다.

다만 증권가는 아직까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부정하는 모습이다. 그리스가 디폴트 국면에 들어가기보다 좀더 확실한 안전판이 마련될 때까지 정책공조를 통해 이를 지연시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 저점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단기 저점은 1600포인트, 중기 저점은 1200포인트이지만 이에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의 저점을 어디까지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점을 함부로 말하기도 어렵고, 말 한다고 해서 시장참여자들이 신뢰하지도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세계경제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공포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며 "무너진 신뢰를 복원할 복안이 전무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 "80억 유로, 그리스에 석달 여유 주겠지만…"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리스 디폴트를 막기 위해 이번 주부터 진행될 유럽 등 선진국들의 연쇄 회동에서 80억 유로를 지원하거나 유로재정안정기금(EFSF)을 증액하더라도 그리스 문제가 지속적으로 글로벌 증시를 괴롭힐 것이란 암울한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그리스 자체에서 캐쉬카우(Cash Cow) 창출을 통해 부채를 낮추거나, 그리스가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부채를 낮춰주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그리스 경기를 감안하면 결국 80억 달러의 자금 지원 만이 대안"이라며 "하지만 이는 그리스에게 다시 3개월의 시간 여유를 허락한 것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당분간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경제는 작년 6.2% 성장에서 올해 상반기 3.8%로 둔화됐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상승도 멈췄다. 9월 수출이 471억2000만 달러로 여전히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외경기 불안을 고려할 때 국내 수출과 내수 소비가 당분간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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