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살인 혐의 미 미모 여대생 이탈리아서 무죄 판결

2011-10-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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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룸메이트인 영국 여대생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던 미국인 여대생 아만다 녹스(24)가 3일(현지시간)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탈리아 페루자 항소심의 8명 배심원단 녹스와 그 녀의 애인 이탈리아 남학생 라파엘 솔레시토(27세)의 살인 혐의에 대해 이날 밤 무죄를 선고하고 이들은 석방했다.

아만다 녹스 사건은 당시부터 최근까지 젊은 미모의 미국 여대생이 해외에서 피의자로 연루된 살인사건으로 큰 관심을 끌어 왔다. 게다가 1심에서 26년형을 받았기 때문에 과연 항소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까 큰 관심이었다.

녹스는 미국 시애틀 출신의 유학생으로 이탈리아의 숙소에서 같이 살던 영국인 유학생 메러디스 커쳐(당시 21세)를 자신의 애인 솔레시토와 함께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커쳐는 당시 자신의 방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로 목에 심한 상처가 나 숨진채 발견됐다. 검찰은 녹스의 애인 솔레시토 집에서 커쳐의 혈흔과 녹스의 DNA가 남아 있는 흉기를 발견하고 두 사람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또 다른 용의자 코트디부아르 출신 루디 구데(당시 20세)와 녹스와 솔레시토, 살해당한 커쳐가 그룹 섹스 문제로 다투다가 사건이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었다. 구데는 재판에서 최종 16년형을 받았으나, 녹스는 끝까지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항소심에서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시한 DNA 증거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고, 항소심은 무죄 판결을 내리는 데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 배심원이 이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탈리아 배심원이 무죄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증거 불충분이거나 아니면 피의자가 범인이 아니다고 확신하는 경우이다. 이번 사건은 후자 쪽일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분석했다.

녹스와 솔레시토는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가장 아끼는 친구를 잃었지만 우리가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말이 그녀의 소원이었다.

한편 항소심은 ‘술집 주인 디야 패트릭 러멈바가 범인’이라고 주장한 녹스의 명예훼손 부분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형을 내렸지만, 이미 4년형을 복역한 녹스는 형기를 채운 상황이다.

녹스의 석방 소식에 미국은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이탈리아는 그렇다면 진범이 과연 누구인가라며 의구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딸 커쳐를 읽은 가족들은 11시간의 배심원 심리 끝에 두 사람이 무죄 판결을 받자 ‘치욕(shame)’이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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