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 업고 내수시장 활성화 되야"

2011-09-28 18:44
  • 글자크기 설정

경제위기 속 고·저가 외제에만 편중된 소비 만연<br/>유통거품 뺀 소셜커머스로 토종저가 상품 키워야

(아주경제 강정숙·김현철 기자) #1. 직장인 이 모씨(34)는 여름 내내 아껴두었던 휴가를 최근 가을이 되어서야 스페인 마드리드로 다녀왔다. 여름 성수기보다 가격도 저렴했고 지정일 특가를 활용해 최고 24%나 저렴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서 휴가 시기를 늦췄다.

#2. 직장인 정모씨(29)는 지난 여름휴가에 몰디브로 6박7일의 여행을 다녀왔다. 성수기라 가격도 평소보다 20%가량 비싸 국내여행을 생각했지만 큰 맘 먹고 비행기를 탔다. 여행지에서도 한국사람들로 붐볐지만 해외여행의 기쁨을 만긱할 수 있었고 평소 사고 싶었던 면세품도 손에 넣었다.

#3. 명동의 '유니클로' 매장은 평일임에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계산대에는 10여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였다. 매장 직원은 “다양한 고객층이 매장을 찾는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디자인과 색상도 다양해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소비시장이 'U'자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 가격대 제품이 주를 이뤘던 것이 경제 위기와 맞물려 저가와 고가가 동시에 급성장 하고 있다.

◆경제위기가 '저렴한'소비 부추겨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패스트 패션(유행의 변화에 맞춰 즉석으로 다품종 소량을 생산하는 패션 시스템) 시장은 이미 유니클로, 자라 등의 외국계 브랜드가 장악했다. 이들 매장은 명동, 강남 등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쉽게 눈에 띈다.

반면 1000원이면 웬만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일본 브랜드 매장인 '다이소'는 저렴한 외제상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소비시장이 'U'자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제 위기로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사람들의 심리가 양면성을 보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투자 수익률이 낮으면 같은 돈을 모아도 향후 손에 쥐는 돈이 예전보다 적어지는데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돈을 덜 쓰면서 저가 시장이 커지게 된다.

정부는 지난 27일 내년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수기반 확대 등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61조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내수기반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도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내수보다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편 명품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재벌닷컴이 국내에 진출한 15개 명품 업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매출 합계는 2008년(2조1552억원)부터 2010년(3조8727억원)까지 3년간 79.7% 성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저가 브랜드를 통해 소비를 촉진시키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도 잡아 내수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껴야 잘 산다‥토종 저가 브랜드로 '착한소비'
 
소비자가 찾는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착한소비’를 촉진해 내수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소셜커머스를 빼놓을 수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특정 기간에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이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평균 50%정도 싸게 할인 판매하는 공동 구매 방식의 소셜커머스 사업은 내수시장에 많은 변화를 초래한다.
 
 실제로 지난 27일 티켓몬스터는 최근 진행한 ‘S-OIL 상품권’ 딜이 40시간 만에 소셜커머스 사상 단일 최대 거래액인 39억75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9월21일부터 실시한 이 행사는 30만원 상품권을 11% 할인된 26만7000원, 60만원 상품권을 12% 할인된 52만8000원에 각 5000장씩 판매했다. 시간당 약 1억 원, 분당 약 165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 으로, 홈쇼핑의 시간당 평균 매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것은 최근 치솟는 국제유가와 물가 때문에 더 싸게 주유를 하려는 고객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이같은 현상은 중소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지난달 3일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됐긴 했지만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로 이름을 날린 티켓몬스터가 대표적이다.

티켓몬스터 김소정 팀장은 “유통이 활발치 못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기업들은 홈쇼핑만 들어가려해도 굉장한 수수료가 필요하지만 티켓몬스터는 낮은 수수료를 통해 판매를 할 수 있고 홈쇼핑 못지않은 유통판로가 있다”면서 “중소기업 상품을 우리쪽에 판매하는 걸 계기로 대형마트로 입점하는 사례도 많아 중소기업들의 내수유통판로를 확장하는데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초 티켓몬스터의 매출 목표액은 1000억이었지만 현재 3000억 정도 매출을 했다고 예상하고 있다. 올초 5월달 산업전체 시장을 5000억 예상한 것에 비하면 커다란 성과다.

소셜커머스와 기부가 병합된 진짜 ‘착한소비’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세바쿠' 같은 소셜커머스가 대표적인 예다. 판매자는 마케팅 비용의 절감을 통한 기부를,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하고 할인된 금액 안에서 기부한다. 또 사측은 수익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세바쿠 홍보팀 관계자는 "생산자가 박리다매로 판매하지만 피해를 보지 않는 선까지 수수료를 받고 기부단체 캠페인에 선택 기부를 할 수 있다“면서 할인된 금액 안에서 선택적 기부를 할 수 있으며 적립금도 기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