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선전은 정치권을 강타한 강력한 '안철수 바람'(安風)으로 정당정치가 위기에 빠지면서 자칫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출발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4파전 양상을 연출해 비교적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첫번째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천정배 후보였다.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시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대중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면서 야권 후보는 순식간에 안 원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듯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지난 6일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며 출마를 전격 포기했다. 경선은 또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안 원장의 지지를 받은 박 변호사의 지지도는 5% 안팎에서 단숨에 40%를 웃돌며 1위로 올라섰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며 그나마 박 변호사의 대항마로 여겨지던 한명숙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자 결국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졌다.
위기 국면에서 당내 경선의 불씨를 살린 것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추미애 박영선 의원이었다.
이들은 고심 끝에 출사표를 던졌고, '486의 맏형'으로 통하는 신계륜 전 의원까지 출마에 가세했다. 손 대표는 흥행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들에게 수십통씩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집요하게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후보들은 여성후보 가산점, 여론조사 방식 등의 경선룰을 놓고 곳곳에서 대립하기는 했지만, 2차례의 합동연설회와 5차례의 TV토론회를 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대체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후보가 뽑힌다고 해도 야권 단일후보 선출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과 시민사회는 각 당의 경선 후 통합후보를 선출하는 `투트랙' 원칙에 일찌감치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두고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면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박원순 후보와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현재 야권 단일화 과정에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잡음이나 마찰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