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추석 직전 감사 관계관 회의를 소집해 공직자와 공공기관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비위 관행을 정리해 각 부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당연하게 여겨 묵인해 온 사안도 예전과 달리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제도를 개선하고, 아울러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새롭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그동안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을 전후해 공직기강 점검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현 정부의 임기가 1년 반도 남지 않은 지금은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행여 공직비리라도 터질 경우 권력누수(레임덕)가 가속화될 우려가 큰 만큼 이번 추석을 계기로 공직사회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교육과 토착,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강조한 뒤, 이 같은 분위기를 공직사회에 전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대부분 공직자가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를 계속 조성하겠지만 일하는 분위기를 해치는 공직자는 철저하게 가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선진국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적”이라며 처벌보다는 예방을 강조했다. 기강을 강화하면서 불필요하게 공직 사회가 위축되는 부작용은 막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록 불법 행위는 아니더라도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관행도 최대한 줄여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이 정책을 발표하고 나서 정작 자신은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승진하는 이른바 `발튀(발표하고 튄다)’ 문화가 고착화된 것 같다”면서 “후속 대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이행점검 회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정부는 매달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녹색성장 정책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이 대통령에게도 결과를 보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