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일감몰아주기 과세 방침에 강력 반발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정부가 감세철회와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부과 등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발표하자 재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7일 세법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과세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법인세·소득세 감세 계획을 철회했으며 특수관계 법인간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이익에 증여세를 물리기로 했다.

전경련은 감세 철회에 대해 "감세가 철회되면 정책 일관성이 저하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인세 구간 신설과 관련해 "OECD 회원국 34개국 중 단일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국가가 21개(61.7%)로 다수이고 3단계 이상 구간을 가진 나라는 미국, 벨기에 2개국밖에 없다"며 "법인세 구간을 3단계로 만드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전경련은 법인세 세율 22%가 유지되는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은 작년 기준으로 364개사로 전체 법인세 부담대상 법인 22만7천739개사의 0.2%에 불과하고 이들 기업은 이미 전체 법인세 34조8천억원의 63%인 21조9천억원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해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간 거래에는 과세하고 특수관계가 아닌 기업에는 과세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있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일감몰아주기는 수직계열화된 기업집단 내 기업들이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일반적인 경영의사 결정방식으로서 증여로 볼 수 없으며,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어느 한 쪽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가 이득을 보는 정상적인 거래"라고 강조했다.

또 "세후 영업이익에 대한 증여세 과세방안은 영업이익이 주가상승으로 연계돼 3% 이상 지분을 가진 지배주주의 자산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기업의 주가 상승은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금리, 환율, 경기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일감몰아주기로만 몰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과세방안을 도입하면 주식가치가 하락했을 때에도 세후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지배주주가 증여세를 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