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형제약사, 황제 사무실 논란

2011-09-07 16:26
  • 글자크기 설정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하야오(哈藥, 하얼빈약품집단) 제6공장 오피스 건물 내의 황궁을 방불케 하는 내부 사진들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최근들어 계속되는 하야오의 악재와 중국내 약값인상과 더불어 사회이슈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논란은 한 네티즌이 하야오제6공장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무실 내부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네티즌은 "하야오 오피스 내부사진을 살펴보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풍격을 지니고 있다"면서 "복도는 모두 목조조각으로 이뤄져 있으며 금도금장식이 붙어 있고, 모든 조각품은 살아있는 듯 섬세해 그 화려함의 정도가 실제 황궁에 못지않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 기업의 홈페이지에는 '기업소개'란에 모두 30장의 이같은 화려한 내부사진들이 첨부돼 있었다고 한다. CCTV의 진행자인 리샤오밍(李小萌) 역시 자신의 웨이보(微博, 마이크로블로그)에서 "국영기업은 인민의 기업이며 인민은 당연히 국영기업이 이익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국영기업이 돈을 벌어 이처럼 황궁을 짓는데 사용한다면 어느 인민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한 많은 네티즌들은 "국영기업이면서도 제약회사인 하야오가 오피스를 이처럼 호화판으로 꾸미는데 돈을 흥청망청 쓰니 인민들의 약값이 계속 비싸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하야요제6공장의 대외선전부 주임은 "6공장의 오피스건물은 모두 6층이며 3층까지는 사무실이고 4층부터 6층까지는 판화박물관"이라며 "우리의 판화박물관은 전국에서 가장 크다"고 해명했다. 공익활동을 위해 판화박물관을 지었으며, 이 공간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는 것.

또한 "헤이룽장(黑龍江)성 베이다황(北大荒)판화의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으며, 베이다황판화가 유럽의 양식과 비슷하기 때문에 박물관을 유럽식으로 꾸몄다"면서 "더 많은 오해를 양산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이미 사진을 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판화박물관을 이처럼 화려하게 지을 필요가 뭐가 있나"면서 "사진을 보면 회장이나 고위간부를 위해 충분히 전용될 수 있는 공간들"이라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연매출 50억위안을 거둔 중국 굴지의 제약회사인 하야오는 최근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하야오그룹 본사공장이 폐수와 매연, 폐기물을 불법 방출한 사실이 언론에 의해 폭로됐다. 이 공장 책임자는 “돈이 모자라 오염처리를 할 수 없엇다”고 해명했지만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보호비용의 27배의 금액을 광고선전비로 투입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빗발쳤다.

이어 지난 1일 국가질검총국은 공식사이트를 통해 하야오그룹이 생산한 약알칼리생수 ‘충중춘(純中純)’에 발암물질인 브롬산염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