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잘 나가던 닉 와트니(미국·사진)가 워터 해저드 때문에 ‘대어’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4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 한화금융클래식 최종라운드 때 유소연(21·한화)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와트니의 불행은 6일(한국시간)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린 TPC보스턴 2번홀(파5)에서 비롯됐다. 티샷을 320야드 날린 와트니는 홀까지 223야드를 보고 친 두 번째샷이 그린을 넘었다. 세번째 칩샷 역시 길어 그린을 지나치더니 반대편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어렵지만 칠만한 라이였다. 그러나 그린을 노리고 시도한 네번째 샷은 바위를 맞고 다시 워터 해저드에 멈췄다.
화가 치민 와트니는 클럽헤드로 땅을 내려쳤다. 물론 워터 해저드 안 지역이었다. 볼이 멈춰있는 해저드에서 샷을 하기 전에 클럽헤드를 지면(수면)에 대면 2벌타가 따른다(규칙 13-4b).
페널티를 알았는지 몰랐는지(벌타를 포함해 6타째가 됐음), 와트니는 워터 해저드에서 다음 샷을 포기하고 1벌타(7타째)를 받고 페어웨이쪽 드롭 존으로 나왔다. 그리고 여덟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으나 정신이 산란한 탓인지 7m거리에서 3퍼트를 하고 말았다. 결국 8온3퍼트로 11타만에 홀아웃했다. 한 홀에서 6오버파를 쳤으므로 ‘섹스튜플(sextuple) 보기’를 한 것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와 3타차의 공동 12위였던 와트니는 이날 ‘데일리 워스트’인 9오버파 80타를 쳤다. 합계 1오버파 285타의 공동 61위로 대회를 마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3위로 1000만달러의 보너스까지 노려볼만 했던 와트니는 랭킹이 단숨에 7위로 떨어지면서 거의 포기단계에 이르렀다. 1위 웹 심슨과 포인트차가 2420점이나 나기 때문에 남은 두 대회 가운데 한 대회에서 우승해야 1000만달러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골프에서는 화가 나고, 플레이가 안 풀려도 꾹 참는 골퍼가 결국 승자가 되는가보다.
[사진출처=미국 골프채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