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이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동안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은 다소 소외된 모습이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추격의 속도를 높였다.
◆‘집안싸움’ 삼성·LG “주도권 잡자”
삼성과 LG는 이번 IFA에서 다양한 ‘스마트 3D 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양사는 방점은 달랐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강조한 ‘스마트’의 무게를 실은 반면 LG전자는 ‘3D’ 기능에 집중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TV를 강조해 온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도 유럽을 겨냥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소프트웨어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IFA 2011에서 △유튜브(You Tube)의 3D 콘텐츠 △베를리너 필하모니커 △마이마드리드(My Madrid) △CNBC 실시간 TV(CNBC RT TV) △뮤주TV(Muzu.TV) △헬스클럽 TV(HealthClubTV) △바디인밸런스(BodyinBalance) 등 7개의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앞으로 TV 사업의 핵심이 콘텐츠를 포함한 소프트웨어”라며 “내년 혹은 내후년 스마트TV를 3000~5000만대가량 팔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협력도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3700m² 규모의 전시관 전체를 3D 체험관으로 만들었다. 전시관 곳곳에 3D 영화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품 1200여개를 전기했다 또 이번 전시를 위해 3D 안경 10만개를 준비했다.
이밖에 LG전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공동으로 ‘세계최초 3D 사진영상전’을 열어 ‘옵티머스 3D’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스마트 가전, 고효율 친환경 가전 100여종도 선보였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스마트는 기본이고 3D는 대세”라며 “시네마 3D를 풀 라인업으로 선보이는 첫 전시회인 만큼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 잡을 시네마 3D의 우수성을 각인시켜 세계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전략적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日기업, 길을 잃다
일본 업체들은 삼성·LG의 주도권 싸움에 말리면서 어정쩡한 모습을 전시회 기간 내내 보여줬다.
소니는 인터넷TV를 전시하며 나름의 스마트 TV 전략을 선보였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TV가 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었다. 오히려 소니는 소니픽쳐스와 소니뮤직의 콘텐츠에 기반한 뮤직·영화 네트워크 플랫폼 홍보에 열을 올렸다.
도시바는 무안경 방식의 3D TV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시장 형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와 3D 모두를 선보인 파나소닉은 어느 쪽에서도 경쟁업체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中, 창조자로 변신 중”
중국 업체들의 ‘삼성·LG 베끼기’는 여전 했지만, 품질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아 유럽 시장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중국 최대 가전제조사 하이얼은 중·소형의 다양한 TV 제품을 선보이며 한편 별도의 생활가전제품 부스를 두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하이얼은 러시아 등 다른 유럽 지역에 추가 생산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2년 만에 다시 IFA를 찾은 하이센스는 3D TV인 XT68, XT69를 비롯해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또 TV칩이 내장된 태블릿 PC ‘I‘TV’를 선보이며 나름의 스마트 전략을 제시했다
이밖에 TCL·창홍·칭화통팡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각각 부스를 마련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부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