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간 급등했던 농수산물 가격은 지난달보다 안정된 기상여건 등으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식비를 포함한 개인서비스 요금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비스요금은 지난해 8월보다 3.1%,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인 근원물가는 4.0% 올랐다.
8월 전체물가의 서비스요금 기여도는 34%로 전체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서비스요금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부문은 개인서비스, 집세, 공공서비스 등이다. 개인서비스는 지난해 8월보다 3.4%, 전월세를 포함한 집세는 같은 기간 4.4% 올라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인서비스 중 외식비는 갈수록 오름세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삼겹살은 올 2월 전년 동월대비 11.3% 오른데 이어 3월 12.8%, 4월 13.5%, 5월 14.5%, 6월 16.6%, 7월 17.3%에 이어 8월에는 17.9%나 상승,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식 돼지갈비도 상황은 비슷하다. 2월 11.1% 오른 이후 3월 11.9%, 4월 13.1%, 5월 14.3%, 6월 15.3%, 7월 15.5%, 8월에는 16.6%나 상승했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농축산물에 비해 서비스요금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며 “서비스요금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정부의 4%대 물가 목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식비를 포함한 개인서비스 요금이 오른 이유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1년간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 전망)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랐던 농축산물 가격이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개인서비스 가격까지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번 오른 개인서비스요금은 다시 내리기 힘든 특성 때문에 잠재적인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전월비)에서 8월 4.2%를 기록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의 소비자물가는 서비스부문, 특히 외식비로 대표되는 개인서비스 요금이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9월 이후 물가도 실패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다음 달 서울지역 지하철 등 공공요금도 인상될 가능성이 커져 서비스요금 상승 압박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하철 기본요금을 200~300원 올리고,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