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고용은 안심해도 된다?…지표개선 '착시효과' 경계해야

2011-09-0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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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성장률은 둔화하고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등 한국경제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이는 수출과 고용의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편안할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듯, 겉으로 보기엔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분야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국경제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8억달러로 지난달 63억달러에 비하면 8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출액은 줄고 수입액은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규모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일시적·계절적 요인으로 수출이 둔화됐다며 '안심해도 좋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낮고, 신흥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크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시장이 우리나라 수출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기동향을 예의주시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의 52%를 대중국 교역효과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상반기에서 지난해 상반기 사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2% 가운데 대중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2%포인트였다. 이를 기여율로 환산하면 약 52%에 달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대부분은 중국이 해외에 수출하는 완제품에 투입되는 중간재로, 선진국 경기가 침체되면 중국 경기가 타격을 입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 수출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선진국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서 중국 경제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 역시, 겉으로는 취업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살아나고 있는 듯 하지만 청년층 실업자 수가 급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신규 고용률이 66년만에 '제로(0)'를 기록하는 등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더블딥 우려가 커진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수개월째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어 그나마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고용동향을 기준으로 보면, 취업자 수는 2475만2000명으로 월간 취업자 증가폭은 작년 7월 이후 11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지표를 뜯어보면 은퇴 연령층인 50~60대가 97%를 차지하고, 20~30대의 취업자는 오히려 줄어들어 고질적인 고용 구조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고물가로 명목 가계소득 증가폭에 비해 실질 소득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것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명목 가계소득은 월평균 371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 늘었지만, 실질 가계소득은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명목소득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비소비지출(소득세를 포함한 경상조세와 이자비용,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이 늘어나는 것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재정위기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경제는)수출 흑자 유지, 고용 개선, 가계소득 증가 등 경기개선을 위한 긍정적 요소들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단순히 지표만 개선됐다고 해서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만큼,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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