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다 내각 "바쁘다 바빠"…정책 행보 본격화

2011-09-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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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전 총리 사의 표명 뒤 3개월 허비…정책 스케줄 빠듯<br/>엔고 저지·증세 등 세제개혁 속도…후텐마·영토문제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지난 2일 공식 출범한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정부의 발검음이 빨라졌다. 간 나오토 전 총리의 사의표명 후 퇴진까지 3개월이 허비된 만큼 새 내각이 소화해야 할 정책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노다 내각이 엔고 저지와 제3차 보정 예산안 및 2012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세제개혁 등 빠듯한 스케줄에 직면해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즈미 재무상, 엔고 저지 단호
아즈미 준 신임 재무상은 오는 9~10일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통해 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한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재정위기 극복이지만, 아즈미 재무상은 엔고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얻어 내야 하는 중책을 맞았다.

그는 지난 2일 "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아즈미 재무상은 이번 회의에서 엔·달러 환율이 76엔 대를 맴돌고 있는 역사적인 엔고 수준을 근거로 산업 공동화를 막기 위한 보조금 확충 외에 엔화값이 급등할 경우, 일본 정부의 단독 시장 개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양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경제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외환시장 개입 효과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한창인 만큼 지난 3월 대지진 직후처럼 G7 차원의 공동 시장 개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증세 등 재정·세제개혁 속도
노다 내각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사회보장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증세를 위한 세제개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다 총리는 지난 2일 회견에서 "재원이 없이는 정책도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고 말했다.

당장 시급한 것은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복구를 위한 한시 증세다. 정부는 10조엔 이상으로 예상되는 부흥국채의 상환 재원 마련을 위해 소득세 등의 한시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하나는 연간 1조엔 정도씩 불어나는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한 소비세(부가가치세)의 인상이다. 정부는 이미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현재 5%인 소비세를 10%로 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소득·법인세를 축으로 하는 복수의 증세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의 증세 반대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 내 최대세력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그룹의 반대가 거세다.

때문에 노다 총리는 야당의 협조 등 '환경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철저한 세출 삭감과 국유재산 매각 등으로 최선을 다한 뒤 부족한 부분을 증세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아즈미 재무상 등 경제 관련 각료들과의 회동을 통해 3차 보정 예산안 등에 대한 논의도 시작했다.

◇외교, 후텐마·영토문제가 관건
노다 총리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외교의 기축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중국과 전략적 호혜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한국 러시아 등 이웃 국가와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심화하기 위해서는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일 노다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후텐마 문제의 조기 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노다 내각이 후텐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보면서 동맹의 강도를 조절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다 내각은 영토문제로 갈등을 빚은 한국,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큰 숙제다. 이를 의식한 듯 노다 총리는 2일 회견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A급 전범은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는 자신의 기본 입장도 정부 입장을 따르겠다는 쪽으로 후퇴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의 조사 결과 노다 내각의 지지율은 60% 안팎으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다 내각의 지지율은 니혼게이자신문 조사에서 67%로 가장 높았고, 요미우리신문 65%, 교도통신 62%, 마이니치신문 56%,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53%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역대 내각 출범 초기의 지지율로는 높은 수준으로 60∼70%대에 달했던 하토야마 내각에 비해서는 약간 낮지만 간 내각과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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