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61.3%의 기업이 ‘미국과 EU의 재정위기 등 최근의 세계경제 불안으로 인해 기업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판매 부진’을 꼽는 기업이 45.7%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채산성 악화’(36.4%), ‘투자 감축 등 사업계획 차질’(16.3%)이라고 응답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응답비율이 대기업의 경우 84.9%, 중소기업은 50.7%에 달해 수출기업이 많은 대기업이 이번 미·EU 재정위기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위기가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44.4%의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고, ‘장기적인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란 응답도 39.3%나 됐다.
또한 ‘이번 위기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를 마련해 놓았다’는 기업은 11.0%, ‘비상경영체제를 준비 중’이란 기업도 41.0%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 중 61.0%는 ‘이번 위기가 전세계 경제위기로 악화되지 않고 현 상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지만, ‘전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30.7%에 이르러 다수의 기업이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되며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번 위기가 언제쯤 진정될 것인지’란 물음에는 ’내년 상반기‘(35.7%)나 ’내년 하반기‘(32.7%) 중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아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미·EU 재정위기의 영향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와 비교한 연말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좋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72.3%로 ‘좋을 것’(25.0%)이란 답보다 월등히 많았으며, 그 이유로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악영향을 미칠 것’(52.9%)을 지적했다. 이어 ‘수출·내수 등 판매악화’(23.6%), ‘원가비용 상승’(22.7%) 등을 이유로 꼽은 기업들도 많았다.
정부에 바라는 경제정책 과제로는 ‘원자재가격·물가 안정’(46.7%)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환율·금리 등 금융시장 안정’(19.3%), ‘투자·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지원’(10.3%)을 차례로 꼽았다.
이현석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미국과 EU의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내기업들의 경영여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번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집행과 대외불안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