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과천 지식정보타운지구의 보금자리주택 가구수 축소 여파가 다른 보금자리지구로 확산되고 있다.
여인구 과천시장이 지식정부타운지구 내 보금자리주택을 9600여가구에서 50% 줄이는 방안을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토부해양부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보금자리주택은 최근 본청약 일정이 지연되는 등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무주택서민들에게 싼값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는 명분 아래 정부 주도로 지구를 지정해 인근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유철준 과천시 도시과장은“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까지 서민용 주택을 들여놓는다는 점과 향후 재건축 일반분양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일반분양을 통해 수익을 확보해야 되는데 인근에 저렴한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일반분양에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추경 강동구보금자리 지정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강동 지역 시세는 3.3㎡당 2000만원대 중반은 되는데 1000만원대 아파트가 들어오면 누가 일반분양을 하겠냐”며 반발했다.
인프라 부족도 문제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강동에만 3개지구에 보금자리주택을 짓겠다는 것은 ‘보금자리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말”이라며 “지금도 주택이 많아 도로가 정체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박윤서 하남시 도시개발과 택지개발팀장은 “하남감북지구 원주민은 해당지구에서 임대 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며 “보금자리로 개발되면 수입이 끊기고 보상을 받아봤자 큰 돈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지구지정 취소냐 가구수 축소냐를 놓고 나뉜 의견조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안상수 의원(지역구 의왕·과천)측 관계자는 “국토부·주민측과 협의한 방안인데 다시 반대에 부딪혔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안이 나오면 다시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이 축소되면 보금자리지구 취소를 요구해왔던 지자체의 의견이 일정 부분 반영되는 것이어서 반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 인근 집값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도 형평성 문제를 들고 따지면 전체 보금자리 물량공급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호 국토부 신도시정책 과장은 “향후 공급 계획이나 지구지정에 불만이 있는 다른 지역에 대한 방안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천시측은 이 시기를 오는 29일로 보고 있다.
한편 강동구와 하남시측은 과천시와 마찬가지로 국토부에 수차례 지구지정 취소를 요구해왔다며 과천시 축소 방안이 확정되면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