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카자흐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KPI(Kazakhstan Petrochemical Industries)와 합작해 아티라우(Atyrau) 특별경제구역 내 385만㎡ 부지에 에틸렌 84만t과 폴리에틸렌(PE) 80만t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고 25일 밝혔다. 투자규모는 40억달러에 달한다.
양측은 향후 최종 이사회 승인을 거쳐 연말까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2012년부터 투자에 들어가 2016년에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상업생산 이후 연간 약 14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 금액 40억달러 가운데 LG화학과 KPI가 각각 6억달러를 지분투자하고, 나머지 28억달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날 카자흐 아스타나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이명박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구본무 LG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다우렌 예르더베이 KPI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계약 서명식이 개최됐다.
LG화학은 이번 공장이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저가의 에탄가스를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중동산 석유화학 제품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합작계약은 LG화학이 공장 건설과 운영 및 제품의 판매 등 경영전반을 책임지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게 되는 조건으로, 자원을 보유한 나라가 해당 국영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에게 경영권을 위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카자흐 정부가 LG화학의 석유화학 공장 건설 및 운영 경험과 전세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판매망 등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합작은 한국-카자흐 정상간 자원외교가 결실을 맺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LG화학은 에탄 가스를 활용한 세계적 규모의 석유화학 사업을 주도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국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은 “이번 투자로 LG화학은 중동과 경쟁이 가능한 저가 석유화학 원료 기반의 대규모 해외 생산기지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며 “LG화학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생산기지가 안정적으로 건설,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