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올해 2분기말 기준으로 5억원 당기순익을 올렸다. 지난 3월말 우리금융지주가 옛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설립한 뒤 3개월만에 달성한 실적이다.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현재 11%대로, 지난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옛 삼화저축은행의 마이너스 1.42%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줬다.
지난 2008년초 외국계자본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인수한 SC스탠다드저축은행의 경우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는 총 23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으며 올해 3월말 기준으로 BIS비율은 19.56%에 이른다.
이들이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사란 지붕 아래 새 둥지를 틀었지만 기대했던 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자 영업부진에 대한 비판을 조직 안팎에서 받아야만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주사 내부적으로 계륵 취급을 받기도 하고, 아무리 지주사라고 해도 이미 망가진 부동산 PF대출을 처리하기가 쉽진 않았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축은행 전반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져 영업환경 자체가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SC스탠다드저축은행은 피인수 당시 307억원 적자인 상황에서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무려 2년이 걸렸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사가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 떠안은 상태에서 1100억원 가량 증자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SC스탠다드저축은행의 경우 변곡점을 확실히 찍고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올초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오히려 신뢰도 측면에서 반사이익을 누린 결과로 분석된다.
SC스탠다드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저축은행 경영이 어려워졌다고는 하나 올해 1월부터 6월 당기순익이 크게 늘어 전분기(23억원) 대비 훨씬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실적 부진 논란을 두고 결코 초조해 하지 않는다. 대신 "바닥다지기를 확실히 하는 중"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쪽에서도 실적에 연연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편"이라며 "현재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 지주사의 대출자산 운용 시스템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수익모델 개발을 위해 지주사와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후 옥석가리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영업력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SC스탠다드저축은행은 2개의 여신출장소를 설치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이를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이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지주계열사라는 인지도 및 신뢰도를 확보한 상황에서 영업력을 키우면 다른 저축은행들과는 출발선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하반기 구조조정 이후 지주계열사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업계 판도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