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사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정책금융공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주 매입에 가점은 없다, 주가 이유로 매각일정을 바꾸지 않겠다, 컨소시엄 49%까지 외인 참여가 가능하다”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인수 조건 일부를 공개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구주 매입에 대한 가산점 부여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 등이 향후 인수전의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구주 매입 비중이 높을수록 가점을 주는 안이 채권단 내부에서 검토된다는 소문에 “구주 매입에 가점이 부여될 경우 인수전 참여를 전면 재검토 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STX그룹 홍보실 최건영 주임은 이날 유 사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을 뿐) 크게 변한 건 없다. 인수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유 사장이 중동 국부 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한 STX를 겨냥 “컨소시엄 49%까지 외인 참여가 가능하다”고 한 데 대해서도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재무적투자자(FI) 비중이 높으면 감점을 주기로 한 것 역시 STX 측에 불리할 수 있지만 이는 인수ㆍ합병(M&A)에 있어 통상적인 기준이다.
구주 매입 가점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SK텔레콤도 “구주 매입에 가점이 없다”는 유 사장의 확인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단 인수 포기 선언까지 했던 만큼 관련 내용 언급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웠다. 홍보실 최종복 매니저는 “공식적인 입장 발표 계획은 없다. 현재 내용을 파악중”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자금력 면에서는 SK텔레콤이 앞서나 인수 의지가 낮고, STX는 전반대의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인수 의지와 함께 얼마만큼의 자금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유 사장은 이날 “단순 주당 가격이나 매입 규모보다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얹어주는 쪽에 점수를 주겠다. 시가 대비 전체 프리미엄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유출 우려로 외국 FI에 차등을 둘 지 여부도 변수다. 유 사장은 “기술 유출 우려가 많아 고려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