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방한 중인 반 총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내가 개입할 시기를 잘 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다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어떤 국가를 방문할 때는 의제나 성공가능성 등 여러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양자간 대화가 진행 중이거나 다자적 틀이 있으면 그것이 우선순위를 가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반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진행 중인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 추이를 일단 지켜보면서 일정한 시점에 방북을 추진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반 총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 당국 등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협력의 폭을 넓히고 이해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으로, 인내를 갖고 해야 한다"며 "정치적 성숙과 민주화, 국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폭넓은 주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간 화해 차원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한국 정부가 긍정적,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이명박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정상외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가장 효과적 수단이 된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관련해 “유엔의 대북 제재는 해제될 수 있지만 언제인지 예측할 수 없으며, 그런 여건은 조성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 제재가 해제될 수 있으므로 제재에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도 문제와 동해ㆍ일본해 병행 표기 논란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한국와 일본이 인근국으로서 이런 영토 문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양국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존재하고 협력 관계가 강화돼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