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 우려…2008년 위기 데자뷔?

2011-08-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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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수요 줄고 공급 늘어 시장 일각서 급락 가능성 제기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제유가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폭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브렌트유 가격 추이(배럴당 달러)-연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감(하루 100만 배럴)-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생산량(하루 100만배럴/위부터/출처 FT)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08년 7월 배럴당 147달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리먼사태 이후 90달러선으로 추락한 뒤 5개월만에 35달러까지 추락한 바 있다.

국제유가에 대해 시장에서는 아직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월가 최대 상품 딜러인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상품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추락하더라도 상승세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말라"며 "내년까지는 수급상황이 빠듯해 유가가 상당 수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외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바클레이스캐피털 등도 유가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FT는 이들이 3년 전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커리는 2008년 9월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주목할 만한 매수 기회라며, WTI가 조만간 배럴당 200달러선을 넘을 것이라는 투자의견을 낸 바 있다.

국제유가 하락을 점치는 이들은 수요 증가세 둔화와 공급 급증이라는 두 가지 악재로 인해 유가가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초까지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다 세계 경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IEA는 글로벌 원유수요는 지난해 하루 230만배럴 늘었지만, 올해는 12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에서도 지난 4·5월 연속으로 원유 수요가 줄었다. 이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탓으로 미국에서 2개월 연속 원유 수요가 줄기는 경기침체가 한창이었던 2009년 10·11월 이후 처음이다. FT는 중국의 원유 수요도 최근 수개월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올 초 불거진 리비아 정정불안 사태로 수개월간 빡빡했던 공급상황은 최근 크게 개선됐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원유 생산량을 30년래 최대 수준인 하루 980만배럴로 늘렸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와 쿠웨이트도 증산에 동참하며 리비아 사태로 줄었던 원유 공급량을 메우고 있다. 이로써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최근 3개월 새 100만배럴 늘어난 3005만배럴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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