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더블딥(경기 이중침체) 영향으로 잠시 주춤거리는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역시 투기수요 가세로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되찾으리라던 국내 물가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KCIF)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식량안보에 나서면서 주요 곡물과 채소류 수급불안에 따른 가격 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제 농산물 시장에서 밀은 지난 4일 기준으로 부셸당 681.75센트로 지난 7월말 대비 1.4% 뛰었다. 3대 곡물중 하나인 옥수수 가격 역시 부셸당 693.75센트로 무려 4.2% 급등했다.
국제원당 가격도 급등세다. 지난달 12일 현재 파운드 당 원당 선물가격은 30.49센트로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 세계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의 작황부진으로 오는 10월까지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곡물가격 급등 영향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 7월 국내 소비자물가에서 밀가루, 설탕 등 가공식품이 전월대비 1.7%, 전년동월대비 6.0%나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외식비는 지난 10년간 6월 평균상승률 3.0%보다 높은 3.5%의 상승률을 보였다.
급등세가 잠시 진정되긴 했지만, 원유 등 원자재 시장 역시 안갯속이다. 지난 주말 매도패닉에 빠졌던 금융자금이 실물자산으로 튀게 되면 언제 다시 오름세로 전환될 지 알 수 없다.
지난달 말 LME(런던금속거래소) 구리 선물가격은 t당 9830달러로 전월 대비 4.2% 상승마감했다. 니켈·알루미늄도 각각 6.7%, 3.6% 올랐다. 금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KCIF 관계자는 "농산물의 경우 재고수준이 낮고 기후여건도 불확실해 하방경직성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유가 등 원자재도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협상이 불충분해 당분간 조정국면이 어어지겠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